100원 팔면 30원이 수수료 나가
○ 백화점 보복 두려워 조사 거부도
2010년 말 기준으로 이들 입점기업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매출액의 29.3%. 입점기업의 희망 적정 판매수수료율은 23.5%로 5.8%포인트 차가 났다.
불공정행위도 많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간 백화점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입점기업은 46.9%였다. 유형별로는 인테리어 비용부담 강요(54.9%)가 가장 많았다. 이어 △판촉 및 세일행사 참여 강요(48.4%) △동종 해외 브랜드와 차별대우(27.5%) △신설점 및 지방점 입점 강요(26.8%) △일방적인 거래가 인하 요구(20.9%)가 뒤를 이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입점업체들이 백화점의 보복을 두려워하는 바람에 업체 10개 중 7, 8개꼴로 조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방문판매 사원이 ‘이거 백화점에서도 팔아요’라고 말하면 고객들의 눈빛이 달라진대요. 백화점 브랜드라고 하면 더 관심을 갖고 본다는 거죠.”
화장품 브랜드인 후, 숨37도, 오휘를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LG생활건강 관계자의 말이다. 이 회사는 화장품 매출에서 방문판매 비중이 30%를 차지한다. 2007년 ‘숨37도’가 출시돼 방문판매사원들이 고객에게 이를 소개하면 대부분 “백화점 브랜드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숨37도’가 2008년 들어 매출이 급상승한 데는 대규모 마케팅과 함께 그해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백화점 “서비스, 신뢰 등 제공” 항변
이 때문에 신규 브랜드들은 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백화점 진입 여부에 따라 브랜드 위상은 물론 매출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의 화장품 리엔케이는 올해 4월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 입점하자 남성화장품인 리엔케이옴므가 완판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요 백화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고현정 씨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지만 신규 브랜드라 인지도가 낮아 이를 높이기 위해 백화점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점업체들의 불만에 대해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판촉행사, 경영지원 등 입점 업체에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백화점이 애프터서비스와 구색, 신뢰 등 여러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이 방문해서 입점 업체들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