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이어 서비스”… 중동에 ‘수출 新한류’ 물꼬
최근 카타르가 주목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카타르의 국가적인 의료개혁 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아산병원 관계자는 “카타르에서 우리 병원을 현지에 설립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중동 국가들이 한국 의료진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 지속적으로 교류를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지난해 4월 UAE 두바이에 국내 의료기관으로는 처음 진출했다. 이 병원이 세운 ‘삼성의료원 두바이 메디컬센터’는 1106m²(약 334평) 규모로 6개의 진료실과 내시경실, 심장초음파실, 회복실 등을 갖췄다. 삼성서울병원의 내과 교수, 간호사가 상주하며 한국 의술을 전파하고 있다. 우리들병원도 올해 4월 두바이에 척추센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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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기술교육은 ‘오일머니’만 있지 자체 과학기술이 미미한 중동 국가에서 벤치마킹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KAIST는 카타르에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하는 방안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지 대학에 교육시스템을 전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에는 분교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석유 수출로 먹고사는 시대가 지나면 신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짧은 기간 과학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성공한 한국을 모델케이스로 삼을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KAIST 관계자는 “중동 국가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이어서 고성장을 이룬 한국의 과학기술 교육을 전수받으려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이라크의 교육 분야 고위공무원 약 40명이 교육과학기술부를 방문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도 교육부에 꾸준히 협력을 제의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대학들은 한국이 중동에 건설업에 이은 서비스업 한류(韓流)무드를 조성하려면 관련 규제와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한 대형병원의 해외사업 담당자는 “중동시장 진출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외딴 곳에 의료진을 진출시키기 위해선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한데 현재 한국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어서 거액의 외부 투자를 받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이 병원을 지어달라는 카타르의 요청에 고민하는 이유도 이 같은 의료법의 제약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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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