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덮쳐오듯 참혹한 현실도견디고 이길 수 있는 힘은 사랑
김 씨의 신작 장편 ‘미칠 수 있겠니’(한겨레출판)는 발리를 찾은 한 한국 여성과 현지 남성 가이드와의 로맨스를 그렸다. 달달하진 않다. 살인과 지진 등의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랑은 장밋빛이기보다는 핏빛 로맨스에 가깝다.
김 씨는 7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기자와 만나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의 얘기를 쓰고 싶었다”며 “새로운 변화를 주고 싶었는데 제대로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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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7년 뒤. 진은 다시 발리를 찾고 자신을 가이드 한 현지 남성 이야나를 만나 위로를 받으며 서로 가까워진다. 그때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나 모든 것이 쑥대밭이 되고, 7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시체들이었다. 눈 닿은 곳 어디에나 시체였다…그 어느 시신 하나 멀쩡한 것이 없이 찢기고 뒤틀리고 물에 불었는데, 부릅뜬 눈동자들만이 멀쩡했다.’
작품 속 쓰나미 피해 현장은 생생하고 참혹하다. 김 씨는 지난해 6월 발리에서 4개월 간 머물며 집필했지만 쓰나미를 직접 겪은 것은 아니다. 올해 초 한국에서 책의 마무리 작업을 할 때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지만 TV를 보지도 않았고(집에 TV가 없다) 인터넷 동영상도 찾아보지 않았다고 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던 이야기는 다시 시작하는 사랑의 암시로 끝을 맺는다. “작품의 배경 자체가 지진이고 참혹하기는 해도 그 모든 상황을 견뎌내고 이겨내는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이겨내는 삶을 얘기하고 싶었다”라는 게 김 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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