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 7명이 포함된 국민통합포럼 회원 20명이 지난달 하순 중국 쪽 백두산 인근에서 중국 당국에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 일행이 백두산 화산활동 관련 세미나를 끝내고 저녁식사를 할 때 공안(경찰) 등 중국 당국자 3명이 찾아와 디지털카메라 2대의 메모리카드를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미나 관련 사진은 물론이고 개인 사진까지 삭제한 뒤 돌려줬다. 민주국가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강탈행위다.
중국 측은 영토 문제로 여겨 민감하게 반응했는지 모르지만 한나라당 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 관계자는 “해외탐방 차 가진 세미나로, 한국 전문가로부터 백두산 화산활동에 관한 주제발표를 듣고 토론을 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중국 경찰이 경위 설명도 안하고 한국 국회의원이 포함된 일행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굴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미국 국회의원이었더라도 그렇게 대했을 것인가. 한중(韓中) 간 신뢰 관계가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미국과 더불어 주요 2개국(G2)이 됐다고 한국을 깔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백두산 화산 폭발의 위험성은 중국의 학자들도 몇 년 전부터 제기한 사안이다. 실제 화산이 폭발한다면 중국도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므로 관심을 가져야 하고 관련 논의에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중국은 영토 문제와는 하등 관련 없는 백두산 화산활동 관련 세미나를 ‘불순한 행사’인 양 취급하는 용렬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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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중국 정부의 답변을 들은 뒤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중국도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