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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다이아몬드’에 푹 빠진 여대생들?

입력 | 2011-06-03 03:00:00

LG트윈스, 숙명여대서 야구 특강“요즘 야구 알아야 대화 통해” 북적




1일 서울 용산구 청파동 숙명여대 학생회관 6층 섬김홀. 이곳에서 열리는 외부 특강을 듣기 위해 여대생 120여 명이 찾았다. 기말고사 기간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많은 학생이 몰렸다. 취업 특강일까. 아니면 유명 연예인이 강사로 나선 걸까.

야구 특강이란다. 시험을 코앞에 둔 여대생들이 야구 특강을 듣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이날 특강은 LG 트윈스가 잠재 고객 1순위로 평가한 여대생들을 위해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을 내걸고 마련한 자리다. 지난달 23일 서울여대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열렸다. LG의 잠실구장 장내 아나운서 허지욱 씨가 강사로 나서 전광판 보는 법과 야구 규칙 등을 퀴즈를 곁들이며 설명했다.

LG가 마련한 강의라지만 LG 팬이 아닌 학생도 많았다. 야구를 전혀 모른다는 학생이 3분의 1 정도 됐다. 시험 준비로 바쁜 여대생들이 왜 야구 특강까지 들으러 왔을까.

“만나면 야구 얘기를 안 하는 친구들이 없어요. 주말에 남자친구랑 야구장 갔었다는 얘기도 자주 듣고요.” 야구장 한 번 가본 적이 없는 서가영 씨(글로벌서비스학부 1학년)는 “야구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친구들과 대화가 안 통해 특강을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김지연 씨(언론정보학부 2학년)도 비슷한 경우다.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집 앞에 인천 문학야구장이 있어도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근데 요즘은 만나는 친구들마다 야구 얘기를 하는데 모르니까 답답하더라고요.” 김 씨는 최근 야구에 관한 책을 사서 혼자 공부하던 차에 특강이 열린다고 해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한다.

허 아나운서의 강의가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질문이 쏟아져 예정된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야구와 관련된 직업에는 어떤 게 있나요.” “프로야구단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여자도 매니저가 될 수 있나요.” 높아진 야구의 인기를 증명하듯 질문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