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 기자
실수가 아니었다. 주최 측인 남구와 축제추진위는 김 교육감을 초청하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안 김 교육감은 교육청 간부들을 대동하고 개막식에 참석하는 ‘오기’를 부리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수모를 당한 것이다.
김 교육감이 ‘왕따’를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민간단체, 심지어 언론사가 주최하는 행사 전 시청 간부들이 전화로 해당 기관에 교육감을 초청하지 말 것을 은근히 요청한다는 소문이다. 울산시는 “교육과 무관한 행사에는 교육감을 초청하지 않는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 시장과 시의회 의장, 교육감 등이 함께 자리를 하는 것은 관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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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육감에게도 잘못은 있다.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도서관 운영비가 부족하다면 먼저 자치단체장을 찾아가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다. 간부회의에서 이 문제를 불쑥 거론해 갈등이 시작됐다. 교육 발전을 위해서라면 ‘아쉬운 소리’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유치하고 옹졸해 보이는 기관장 간 기(氣) 싸움에 교육 분야는 물론이고 울산지역 다양한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