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km 거대분지 ‘검은 노다지’ 캐기 한창
18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있는 바얀리소스의 와하나 광산에서 헝칸 첸 현장소장이 작업장을 가리키고 있다. 이곳에선 지난해에만 260만 t의 유연탄을 생산했으며 올해는 416만 t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칼리만탄(인도네시아)=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한국전력은 지난해 바얀리소스의 주식 20%를 6100억 원에 사들여 연간 700만 t의 유연탄을 확보했다. 조만간 이 회사에 이사를 파견해 경영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한전이 해외 자원기업의 주식을 이처럼 대량으로 매입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화력발전에 필요한 핵심 연료로 최근 값이 크게 오른 유연탄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중국과 인도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까지 겹쳐 유연탄 가격은 이제 ‘금값’이 됐다. 국제 유연탄 시세(호주 뉴캐슬탄 기준)는 2005년 t당 47달러에서 올해 105달러로 뛰었다.
광산이라고 해서 막연히 한국의 지하 막장을 상상했지만 이날 찾은 와하나 광산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이곳은 탄층이 지표 부근에 몰려 있어 막장이 땅 위에 노출돼 있는 전형적인 ‘노천 광산’이었다. 인도네시아 광산들은 대부분 노천 광산이어서 고가(高價)의 굴착 장비가 필요한 지하 광산에 비해 경제적이다. 게다가 광원들의 임금도 월 60만 원대에 불과해 인건비도 싸다. 굴착기가 5년째 파내려가다 보니 광산은 어느새 계단식 논처럼 16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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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에서 약 380km 떨어진 발릭파판 항구의 석탄터미널도 최근의 높은 유연탄 수요를 반영하듯 이를 배로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었다. 특히 여러 탄광에서 생산된 다양한 탄질의 유연탄을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적절한 비율로 섞어주는 ‘블렌딩(blending)’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컨트롤 룸을 가보니 총 16개 저탄장에 쌓여 있는 산지별 유연탄이 어떤 비율로 어느 배에 옮겨지고 있는지가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표시됐다. 블렌딩을 마친 유연탄은 석탄의 성분을 검사하는 ‘샘플러’를 거쳐 배에 선적된다.
이처럼 유연탄을 섞는 것은 열량이 5700Cal 이상 나오는 고열량탄 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4000∼5000Cal의 저열량탄과 섞어 발전업체들이 원하는 가격대로 맞춰주기 위한 것이다. 석탄터미널 관계자는 “돈 많은 일본 발전업체들이 과거에는 고열량탄만 선호했지만 이제는 탄값이 워낙 비싸 저열량탄을 섞어 쓰는 추세”라고 말했다.
칼리만탄(인도네시아)=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