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동아일보 목포 주재기자로 활동했던 최건 씨.
당시 동아일보 광주 주재기자로 활동했던 김영택 씨(75)가 취재수첩에 기록한 내용이다. 김 씨는 같은 날 오전 광주 금남로에서 대학생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공수부대원들 출동과 함께 참혹한 진압작전이 시작되자 “반드시 기록물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5·18민주화운동 취재수첩을 13일간 작성했다.
김 씨는 계엄군이 사무실로 숨어든 대학생이나 시민을 실신할 때까지 구타해 연행하거나 옷이 찢겨 반(半)나체가 된 20대 여성을 조롱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10일 동안 비극의 5·18 현장을 취재수첩에 남겼다. 지난해까지 국민대 강사로 활동했던 김 씨는 “역사적 비극을 기록하고 남겨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며 “내가 작성한 5·18민주화운동 취재수첩이 유네스코 기록물에 등재돼 그 책임을 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택 씨
5·18 당시 동아일보 목포 주재기자로 활동했던 최건 씨(72)가 10여 일간 기록한 5·18취재수첩 내용이다. 최 씨가 작성한 취재수첩도 유네스코에 등재된 5·18 기록물들 중 일부다. 최 씨의 부인 조한금 씨(68)나 손위 처남 조한유 씨(74)가 쓴 눈물 어린 5·18 일기장도 유네스코 기록물에 포함됐다.
5·18 기록물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 재판 기록, 당시 기자수첩 등 9개 주제로 4200권, 85만8000페이지가 있지만 취재수첩이나 일기는 10여 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