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 獨 등 잇단 지지 표명… 비유럽권 단일후보 못낼듯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21일 성명을 내고 “라가르드 장관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의장으로 리더십을 보여줬고 긴축재정 정책의 강력한 지지자”라며 “IMF 역사에 첫 여성 수장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21일 “라가르드 장관은 그 자리에 완벽히 어울린다”며 “유럽이 이 문제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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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도 출신 아빈드 비르마니 IMF 이사는 “유럽 재정위기 때문에 유럽인이 총재를 맡아야 한다는 건 웃기는 논리”라며 “아시아 위기가 오면 아시아인이, 아프리카 위기가 생기면 아프리카인이 총재를 해야 하느냐”고 힐난했다. 태국의 꼰 차띠까바닛 재무장관도 “유럽의 폐쇄적 독점 구조는 깨져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유럽에 대항할 단일후보를 만들 주도국이나 정치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유럽권 단일후보로 자리 매김한 라가르드 장관은 변호사 출신 ‘여장부’. 첫 여성 총재, 뛰어난 영어 실력과 국제적 마인드, 한국 브라질 등 신흥경제 대표국과의 친밀한 관계 등 부족한 면이 거의 없다. 과감한 업무 추진력과 리더십은 프랑스 내각에서도 정평이 났다. 로이터통신이 이코노미스트 56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2명으로부터 최우선 지지를 받았다. 유럽개혁센터(CER)의 찰스 그랜트 소장은 “그는 IMF 총재에게 필요한 유럽 재정위기에 관한 이해와 협상 기술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15세에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국가대표 생활을 한 그는 파리 10대학(법학·정치학)을 거쳐 로펌 ‘베이커 앤 매켄지’의 최초 여성 회장(1999년)을 지냈으며 통상부, 농수산부 장관에 이어 주요 8개국(G8) 최초 여성 재무장관에 올랐다. 2009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뽑은 올해의 재무장관에 선정됐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