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이 열렸던 지난해 '박지성 여자친구 되기 힘든 이유 25가지'라는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열애설과 동시에 내 신상이 인터넷에 쫙 깔림', '숨기고 싶었던 과거 일들이 만천하에 적나라하게 공개 됨', '어디서 모르는 사람도 순식간에 전부 아는 사람으로 돌변, 여기저기서 비화 꽝!' 등 스타 선수의 친구가 될 경우 자신의 사생활이 모두 노출될 것을 염려한 게 이유의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스포츠나 연예계 스타들은 여자친구 사귀기도 힘든 세상이다.
쵀근 결혼설에 휘말렸던 박지성. 스포츠동아DB
양 측 모두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하게 부인했지만, 이런 저런 추측성 보도에 양쪽 모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스포츠 스타들이 이런 소문에 휘말리지 않고 떳떳하게(?) 여자친구를 사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외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총각 스타들의 경우 현지인을 사귀면 뒷말이 별로 나오지 않을 것 같기는 하다.
왜냐면 어지간한 유명인이 아니고는 한국 누리꾼들이 신상털기를 해도 외국인이라 많은 것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3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박용수는 2010년 자유계약선수가 될 때까지 700명이 넘는 NHL 선수 중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 선수였다.
박용수가 백인들의 독무대인 NHL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미국인 부인(데빈 씨)의 내조가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난 운이 좋다. 가족의 희생이 없었다면 게임을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볼턴에서 활약중인 이청용. 스포츠동아DB
백인 부인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둔 그는 애너하임, 필라델피아, 미네소타, 밴쿠버, 뉴욕에서 활약한 뒤 지금은 스위스리그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이청용이 영국 여성과 결혼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에게는 오랫동안 연애 중인 여자친구가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이청용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건 지성 형보다 장가를 일찍 갈 것이란 사실"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리그 모나코에서 뛰고 있는 박주영(26)이 6월12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니, 그 다음 이청용이 웨딩마치를 울리면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는 박지성과 기성용(22·셀틱)만 총각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6월12일 결혼식을 올리는 박주영. 연합뉴스
박지성은 외국인 보다는 단아한 우리나라 여성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청용이나 기성용 등 후배 선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직까지 사귀는 여자친구도 없는 것 같은데….
오는 29일 바르셀로나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끝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재계약이 완료되면 박지성도 결혼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하지 않을까.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