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세습 속도조절 위해 평양 잔류? 中 4차례 구두 초청에 비밀리 수행?
김정은은 지난해 8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아버지의 수행 여부가 논란이 됐다. 북-중 양국이 철저히 함구했지만 당시 그가 경호원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동행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명단에 없는 인물이 만찬에 참석했다는 점, 만찬장 사진에 김정은과 비슷한 인물이 있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후계자로 공인받기 전 신분을 위장하면서까지 동행했다면 이는 중국 고위 인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미리 알리고 친분을 쌓아놓으려는 목적이 깔렸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은이 이번에도 아버지를 따라 중국행 열차를 탔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그동안 중국은 구두로 네 차례나 김정은을 초청했다. 이날 낮까지도 김정일이 아닌 김정은의 단독 방중설이 유력하게 흘러나온 만큼 김정은이 중국에 함께 갔을 여지는 있다.
최근 김정은의 대외 활동이 뜸해진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는 4일 김 위원장과 함께 조선인민군종합체육관 개관식에 참석한 이후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식 활동을 시작한 이후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일정에 대부분 따라다니던 것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김 위원장이 굳이 김정은을 데리고 중국의 같은 지역을 다시 방문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아들을 중국에 소개한 만큼 이번에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국내 상황을 챙기도록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후계자가 확정된 상황에서 권력 1, 2인자가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김정은으로서는 차라리 다음 기회에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