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을 물리치는 방법/카트린 르블랑 글·롤랑 가리그 그림·유병수 옮김/32쪽·8500원·열린책들
열린책들 제공(오른쪽)
자! 해적을 물리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천진난만한 상상에 빠져보자. 우선 해적들은 해골이 그려진 검은 깃발로 우리를 덜덜 떨게 만드는데, 물감 대포 한 방이면 겁을 먹을 필요가 없게 된다. 하얀 물감을 가득 채워 깃발을 향해 쏘면 검은색 깃발이 하얀색으로 바뀌어 무섭지 않을 거다.
해적들은 보물을 찾아다닌다. 그러니 빈 병 안에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상세한 지도를 넣어서 바다에 띄워 보낸다. 그 지도를 보고 해적들이 무인도에서 허탕을 치는 동안 우리는 배를 타고 떠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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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이 만약 욕실의 욕조 안에서 배를 타고 다닌다면 물비누를 전부 목욕물에 쏟아 부어 거품 폭풍을 일으키면 된다. 아마도 해적은 모두 혼비백산 도망가기 바쁠 거다.
집으로 쳐들어 온 해적들이 집을 빨리 떠나게 만들려면 그들이 좋아하는 초콜릿을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 없애면 된다. 초콜릿을 찾아 다른 집으로 갈 테니까.
해적을 물리치는 상상을 하며 웃다 보면 어느새 꿈속에서 해적이 나타나도 무섭지 않다. 가장 무서운 존재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는 ‘세상에 무서울 것은 정말로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을 알게 해 준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