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숨통… 뮤지컬계상업화 걱정… 연극계
○ 극장 대형화는 시장 확대의 결과
대형 극장이 잇달아 개관을 앞두면서 이 공연장들을 채울 콘텐츠가 있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올 하반기 개관하는 극장 중 가장 큰 규모인 인터파크의 블루스퀘어 극장은 뮤지컬 전용관 개관작으로 국내 초연작인 라이선스 뮤지컬 ‘조로’를 선택했다. 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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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장 대형화가 수익률 높여줄까
문제는 이미 콘텐츠의 공급이 수요보다 넘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규모가 두 배가 넘는 일본보다 오히려 연간 무대에 올리는 뮤지컬 작품 수는 다섯 배 많다는 분석도 있다. ‘돈이 된다’고 하니 앞다퉈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웬만한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은 대부분 국내에 소개됐고 창작뮤지컬은 관객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연장이 커지고 늘면 감당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개관하는 3개 뮤지컬 전용극장 중 개막작으로 초연작을 올리는 곳은 블루스퀘어(조로) 한 곳뿐이다.
하지만 뮤지컬 전용극장이 느는 것이 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뮤지컬 제작사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2009년 이후 국내 뮤지컬 시장의 위축은 3개월 이상 장기공연할 공연장이 부족해 짧게 치고 빠지는 단기 공연만 늘었기 때문”이라며 “전용관에서 장기 공연이 이뤄지면 작품 수가 줄면서 수익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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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극장 대형화 추세가 공연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잠재 고객도 개발되고 극장 규모가 다양해진 만큼 질 좋고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된다는 것.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은 “무대 예술의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예술감독인 김종석 용인대 교수도 “공연 제작자 입장에선 공연장이 늘어난 만큼 작품을 올릴 기회도 늘어난다”며 “영국 런던에 글로브극장이 없었다면 셰익스피어 연극이 지금처럼 유명해지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선진 공연시장 시스템 정착으로 가야
왼쪽부터 디큐브아트센터가 들어설 건물 디큐브시티, 인터파크가 짓는 블루스퀘어, CJ엔터테인먼트가 짓는 CJ아트센터 조감도. 디큐브시티·인터파크·CJ E&M 제공
하지만 창작의 근원인 소극장들이 도태돼 버리면 대극장에선 결국 해외에서 수입하는 흥행작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극장 운영이 실패하면 그 여파가 공연계 전체에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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