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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위기의 최경주 구한 한마디

입력 | 2011-05-17 07:00:00

베테랑 캐디 프로저의 힘




“16번홀에 있을 때만 해도 이 대회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님이 도왔다.”

최경주가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의 과정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경기 뒤, 최경주는 1타 차로 선두 데이비드 톰스를 추격하던 16번홀(파5)을 가장 인상 깊었던 홀로 꼽았다. 이 홀에서 최경주는 티샷이 왼쪽 숲 쪽으로 날아갔다. 다행히 나무를 맞고 공이 페어웨이 쪽으로 떨어졌지만, 숲 속으로 들어갔더라면 역전은 꿈도 못 꿨을 아찔한 상황이다.

이 순간 노련한 최경주의 캐디 앤디 프로저도 힘을 실어줬다. 프로저는 최경주에게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다음 샷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격려했다. 최경주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리지 않고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는 전략을 택했다.

반면, 함께 경기한 톰스는 확실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페어웨이 우드로 그린을 노렸다. 하지만 이게 악수가 됐다. 톰스의 공은 워터해저드를 넘지 못했고, 결국 물 속으로 떨어졌다.

이 홀에서 파를 잡은 최경주는, 보기를 적어낸 톰스와 공동 선두가 됐고, 다음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역전에 성공했다.

2004년부터 프로저와 호흡을 맞춰온 최경주는 “앤디(프로저)는 내 아내이자 가족이자 형제다. 내가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언제나 농담과 긍정적인 격려로 즐겁게 해준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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