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3색 자기주도 학습 200% 활용사례
자기주도 학습이 교육현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내게 꼭 맞는 공부법을 찾고 학습의지를 다진다. 사진은 서울 신반포중 자기주도 학습동아리 학생들의 토론 장면.
“얼마 전 초등학교 내내 다니던 종합학원을 그만두고 독서실에 등록했어요. 중학생이 됐으니 이제 자기주도 학습을 해야죠.” 이런 중고교생이 많다. 독서실이나 집에서 홀로 교과서를 읽으며 ‘나는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막상 책상 앞에 앉으면 여전히 고민스럽다. 또 한편으론 의심스럽다. ‘이게 자기주도 학습일까? 자기주도 학습을 하면 정말 성적이 오를까?’ 자기주도 학습. 얼마나 알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 여기 자기주도 학습의 도움을 받은 세 학생이 있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자기주도 학습이 어떤 모습으로 학업에 효과를 줄 수 있는지 알아보자.
○ CASE 1. 자기주도 학습으로 맞춤형 공부방법을 찾아내다!
자기주도학습 前 반 20등 안팎이던 중2 권모 군(14·서울 서초구)은 지난해 여름방학 때 ‘혼자 공부해도 성적을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4년 다니던 학원을 그만뒀다.
자신감을 잃은 권 군. 그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자기주도학습 後 권 군은 중1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직후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담임교사는 “우선 중간고사 실패 원인을 분석해보라”고 조언했다.
권 군은 따로 마련한 시험분석노트 맨 앞장에 과목별 성적을 표시해 취약과목을 파악했다. 이후 취약과목의 시험지를 다시 살펴보며 △미처 공부하지 못한 부분 △개념이해 부족 △단순실수 △문제이해 및 응용력 부족 등으로 나눠 틀린 원인을 유형별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목별 맞춤형 공부방법을 정했다. 미처 공부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 국사의 경우 △교과서 △프린트 △필기노트 △문제집 순으로 공부할 부분을 세분화했다. 반면 단순실수가 많았던 수학은 목표로 하는 문제풀이 횟수를 줄이는 대신 문제당 풀이시간을 늘려 계산과정을 꼼꼼히 적는 연습을 했다.
○ CASE 2. 자기주도 학습으로 찾은 꿈, 성적에 날개를 달다!
자기주도학습 前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지 않고도 반에서 1등, 전교 10등 이내의 성적을 유지하는 서울 신반포중 3학년 이하림 양(15). 상위권인 그도 지난해 학기 초까지 공부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뚜렷한 목표가 없어 항상 ‘왜,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좋아하는 독서도 맘껏 하지 못했다. 공부가 재미없게만 느껴지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졌고 성적도 쉽게 오르지 않았다.
슬럼프에 빠진 이 양.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자기주도학습 後 이 양은 중2 1학기 때 교내 ‘자기주도 학습동아리’에 들었다. 혼자 공부하는 데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동아리 활동은 새로운 자극이 됐다. 동아리의 주된 활동은 ‘독서토론’. 매주 책 한 권을 읽고 자유롭게 주제를 선정해 토론을 진행했다.
이 양은 “공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니 책상에 앉아있는 시간이 즐겁게 느껴졌다”면서 “자연스레 내신 성적도 조금씩 상승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 CASE 3. 자기주도 학습, 공부에 자극을 주다!
자기주도학습 前 서울 강북중 2학년 김재현 양(14)은 초등학교 때까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평소 학교 과제를 수행하는 것 외엔 공부에 별도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다. 시험기간에도 벼락치기가 대비의 전부였다. 성적이 좋아도 특별히 기쁘지 않았다. 반대로 성적이 낮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담감을 느끼지도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한 김 양은 현재 성적 향상을 목표로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한다. 김 양이 180도 바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자기주도학습 後 김 양은 중학교 입학 후 강북중에서 운영하는 ‘셀프스터디반’에 참여했다. 이는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향상시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일종의 학습 프로그램. 여기서는 매주 2회 자기주도 학습법을 익히고 대학견학이나 진로탐색 등 자기주도 학습 관련 활동을 진행한다.
지난해 4월 경험했던 고려대 견학은 김 양에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대학 캠퍼스를 살펴보고 그 대학에 다니는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도 이런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또 시청각 자료를 통해 각양각색의 공부법을 살펴보며 ‘나의 성격과 성적에 어울리는 학습법’을 탐색했다. 구체적인 학습목표를 한 시간 단위로 세우고, 공부를 마치고 매일 점검·보완하는 법도 익혔다. 김 양은 “꾸준히 학업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고 스스로 공부습관을 관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성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면서 “중1 1학기 때 전교 30등에서 같은 학년 2학기 땐 전교 13등까지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