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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기특한 여고생들

입력 | 2011-05-16 03:00:00

광주 상일여고 봉사단, 중학생 학습지도 나서




광주의 한 여고 학생들이 지역 후배 여중생들을 위한 학습봉사단을 운영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13일 광주 상일여고가 학습봉사단 상일배움터의 개소식을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상일배움터 학생들은 21일부터 지역 후배 여학생을 위한 배움의 봉사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광주교대 등에 다니는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농어촌이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고교생을 지도한 사례는 있지만 여고생들이 여중생 동생들의 과외선생을 맡고 나선 것은 전국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일여고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공부 모임인 학습두레 공동체를 3년째 운영하면서 학습봉사단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학교는 학습봉사에 나설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수능 준비로 바쁜 3학년을 제외한 1, 2학년 학생 117명으로 상일배움터 봉사단을 꾸렸다. 주변 중학교에 이 같은 공문을 보내 취지를 설명하자 인근 상일중 유덕중 대자중 전남중 동명중 등 광주 서구지역 중학교 5곳의 학생 142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상일여고는 멘터(조언자)와 멘티(상담자)가 된 선후배 학생들의 학업수준 등을 고려한 후 1 대 1 개인지도를 비롯해 1 대 2, 2 대 2 등 92개 모둠을 만들었다. 주말마다 영어와 수학과목 공부가 진행되며 수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년, 학기 단위 등 장기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눈높이에 맞는 개인지도가 가능한 만큼 성적 향상과 함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고취나 사교육비 경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재능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나눔, 배려의 의미를 배우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일배움터에 도움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나모 양(상일중 3년)은 “언니가 생긴 만큼 허물없이 얘기하고 조언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구 상일여고 교장은 “여고생들이 형편이 곤란한 후배 중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사교육 절감과 지역 학습공동체 운영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우리 학생들도 가르치는 것이 곧 배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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