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직원들이 11일 고지대 주민들에게 생수를 공급하고 있다. 8일 해평취수장 취수 중단으로 끊겼던 수돗물은 이날 대부분 공급을 재개했다. 구미시 제공
해평 취수장 가물막이(수돗물용 취수를 위해 막은 높이 3m의 임시 보) 200여 m 가운데 20m가량이 무너진 때는 8일 오전 6시 20분. 낙동강 정비사업에 따른 준설작업으로 수량이 늘어나고 물 흐름이 빨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는 취수장으로 들어오는 물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막이를 했지만 빨라진 물 흐름으로 붕괴될 소지가 큰데도 이에 대비를 하지 않았다. ‘부실 물막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8일 오전 7시부터 낙동강물 취수가 중단됐는데도 구미시는 9시가 넘어서야 이 사실을 알고 주민과 공단 업체들에 물 공급 중단 사실을 알렸다. 이마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일부 기업에서는 영문도 모른 채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수자원공사와 구미시는 “일요일이어서 상황 전달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군색한 변명을 했다. 9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참석한 구미공단 30여 개 기업 관계자들은 “단수에 따른 비상연락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보면 갑자기 단수가 될 경우 공장 가동을 못하는 것을 알기나 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비상대처 수준이 한심하다”며 “일요일과 부처님오신날이 끼여 그나마 피해가 덜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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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