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선로 재활용할거면 MB정부는 아예 손 떼야”
전남도 제공
박 지사는 최근 목포시청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 호남고속철도 광주∼목포 구간 관련 질문을 받고 “2조 원이 드는 신설 노선이 아니라 1조 원을 들여 기존 선로를 개량해 활용하겠다는데 그렇게 하려면 할 필요가 없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속도 문제가 아니라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예산 낭비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지사는 “호남선 복선화 공사에 36년이 걸렸다”면서 “그 정도면 목포에서 대전까지 달팽이도 왔을 세월인데, (광주 전남은) 그런 차별과 불이익을 받아왔다”며 “(기존 국철노선을 활용해 추진할 거라면) 이 정부는 아예 손을 떼는 게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지사는 그동안 서남권 거점공항인 무안공항 활성화와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을 위해 호남고속철을 신설 노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평소 직설화법을 자제해 온 박 지사가 작심하고 강경발언을 쏟아 낸 데는 지역민들의 ‘호남푸대접’ 여론을 감안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4대강 반대’ 당론을 거스르면서 영산강 살리기 등에 ‘실용’원칙을 고수해 온 박 지사가 KTX 문제를 계기로 인식 자체를 바꿨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