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이제 찬밥이야, 찬밥.”
10일 잠실구장. 3루 덕아웃에서 쉬고 있는 LG 봉중근(31)에게 절친한 동생인 한화 류현진(24)이 다가왔다. 그리고 보자마자 이렇게 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봉중근도 항변은커녕 “그래. 난 찬밥이야. 이제 구단 직원 분들이 나한테는 말도 안 걸어”라며 짐짓 한숨을 내쉬었다. 류현진이 봉중근을 ‘찬밥’이라 부르고 봉중근이 곧바로 시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건 LG 돌풍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박현준(25) 때문이다.
류현진은 곧 “현준이 형이 아무래도 올해 최우수선수(MVP)가 될 것 같다. 정말 무섭다”고 눈을 동그랗게 떴고, 봉중근도 “난 4월부터 에이스 자리를 내준 것 같다. 정말 MVP 가능성이 높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앞서 박종훈 감독도 “분명히 중근이가 현준이를 보고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봉중근도 능력 있는 투수니까 둘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한 참이었다. 어쨌든 두 좌완 국가대표 투수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걸 보면, 올해 박현준 돌풍이 대단하기는 한 모양이다.
잠실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