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산업부
하지만 속내는 좀 다르다. 국내 통신사 직원들은 지금껏 ‘개인적인 견해’라며 “상위 1%의 사용자가 전체 대역폭(통신용량)의 40%를 차지해 휴대전화 음성통화 품질마저 나쁘게 한다”고 강조해 왔다.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하지만 사실은 오래된 거짓논리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이 ‘초고속 인터넷 강국’으로 유명했을 때 국내 통신사들은 유선 인터넷 요금을 사용량만큼 내자고 주장했다. 인터넷을 과다하게 쓰는 소수 사용자 때문에 투자비 부담이 늘어 일반 사용자의 통신요금이 오른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통신사는 시설 투자보다 고객 유치 경쟁을 위한 마케팅 비용에 훨씬 많은 돈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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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통신사들은 7월부터 4세대(4G) 통신망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현재 3세대(3G) 망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3G 스마트폰을 쓰는 소비자는 이미 1000만 명이 넘었다. 이들 대부분은 2년 약정으로 해당 스마트폰을 샀다. 그렇다면 통신사 또한 적어도 2년은 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한다.
애프터서비스는 간단하다. 마케팅 경쟁을 줄이고 시설 투자를 늘리면 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4G가 활성화되는 1년 뒤면 매몰될 비용이라고 보고 아까워 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는 그 1년을 통화 품질 문제로 고생해야 한다. 생각해 보자. 통신사의 신규 서비스 투자비용이 어디서 나왔나. 소비자의 주머니 아니었던가.
김상훈 산업부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