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 울려 퍼진 구슬픈 아리랑의 선율. 1만3000여 관중들은 아리랑 가락에 맞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연기를 펼치는 김연아에 넋을 잃었다. 김연아는 4분10초 동안 음악, 미술, 춤사위 등 한국의 종합예술을 모두 보여줬다.
김연아가 선택한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인 '오마주 투 코리아'는 아리랑의 후렴 선율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음악을 편곡했다.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만든 의상은 검은 색과 보석을 이용해 한국의 산과 구릉, 강을 표현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켰다. 김연아가 아리랑의 선율에 맞춰 빙판을 누빌 때 한국의 산하가 그대로 수놓아지는 느낌이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라고 김연아가 표현했듯이 하이라이트인 스파이럴 연기는 압권이었다. 심판들도 김연아의 연기력과 표현력은 인정했다. 김연아는 예술점수에서 66.87점을 얻어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았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얻은 최고점인 71.76점에는 못 미치지만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68.40점)와 큰 차이가 없는 역대 3위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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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