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가수다'라는 TV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공개경쟁 현장에선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지요. 대학교수들 사이에서도 "교수평가도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를 농반진반으로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교수들 간의 생존경쟁도 치열하다는 얘기지요.
교수를 평가하는 잣대로 많이 쓰이는 것이 몇 편의 논문을 발표했느냐는 것입니다. 1990년대 중반 정부에서 국책대학원 지원에 논문의 양적 지표를 선정 기준으로 처음 적용했습니다. 그러자 각 대학에서는 교수 승진 승급의 지표로 논문 발표수를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 인문대는 교수 평가 때 단독 저자 논문에 100점, 두 명의 공동저자 논문에 70점을 주는 식이지요. 이로 인해 대학가에서는 비슷비슷한 학회가 급격히 늘어났고, 학회마다 학술지를 양산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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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교수들이 논문을 중복 게재한다든가, 쪼개서 게재하는 식의 도덕적 해이 현상도 적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논문을 싣는 학술지에 정부가 작년에도 71억원이라는 큰 돈을 지원했다는 것이지요.
연구재단이 이런 풍토를 개혁하기 위해 논문인용지수(IF·Impact Factor)를 처음 만들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제야 논문을 질보다 양으로 평가하던 풍토가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교수들 사이에서도 인용도 높은 논문을 내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연구 수준이 높아지고, 대학의 질도 크게 향상되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