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지진 등 해외악재로 해외주식형펀드 순유출 사태상대적으로 수익높은 국내펀드나 원자재·미국 등 주목을
○브릭스 위주로 줄줄 새나가는 해외펀드 뭉칫돈
18일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최근 1개월간 1조 1964억 원이 순유출됐다. 연초 들어서는 2조9799억 원이 빠져나갔다. 최근 환매 열풍에서는 특히 과거 해외펀드 열풍으로 뭉칫돈을 끌어모았던 브릭스, 중국 펀드 등에서의 자금 이탈이 두드러진다. 브릭스 및 중국 펀드의 자금 이탈 규모가 커졌다. 브릭스 펀드는 최근 일주일간 1137억 원이 빠져나가 전체 해외 펀드 중 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중국펀드 역시 홍콩 H주가 998억 원, 중국 본토펀드가 63억 원 순유출됐다. 동유럽을 비롯한 이머징 자금의 순유출도 커지는 추세다. 개별 펀드 역시 환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슈로더브릭스증권투자신탁’에서는 408억 원, ‘신한BN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에선 385억 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에선 176억 원가량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연초부터 주목받고 있는 북미나 에너지 펀드로는 선별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설정된 해외 펀드 자금의 80% 이상이 신흥국 펀드여서 전체 해외 펀드에서는 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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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펀드에서 이처럼 자금 유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유출이 많은 브릭스 관련 편드들의 근래 수익률은 그리 나쁘지 않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일 기준 중국 H주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9.54%였다. 친디아펀드는 10.40%의 높은 수익을 냈으며 브릭스 펀드 역시 5.69%로 선전했다. 기타 신흥국들에 투자하는 글로벌 이머징 등의 펀드 역시 연초 이후 6%대의 수익률을 거뒀다. 이처럼 일부 신흥국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들어 상승하면서 그간 저조한 수익률에 속을 썩였던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하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일부 향상되고 있다고 해도 해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여전히 국내 펀드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주식형 펀드가 연초 이후 2.18%의 수익을 올린 데 반해 국내주식형은 6.81%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7.23%인 해외주식형에 비해 국내주식형은 10.28%의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골칫덩이 해외펀드’보다는 기업 실적 등을 비롯한 펀더멘털 여건이 탄탄한 국내 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어느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펀더멘털 여건과 자국 증시 선호현상, 해외 주식형 펀드의 신규 투자 시 과세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주식형 펀드가 더 유망하다”며 “해외 주식형 펀드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브릭스 펀드 여전히 유망, 헤지 수단으로 원자재도 관심
전문가들은 해외 주식형 펀드를 기본적으로 ‘비중 축소’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투자 유망 지역이나 섹터에 따른 선별적인 접근은 여전히 유효하다. 해외 국가별 투자전략을 짤 때는 신흥국의 고성장 및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시장 유입 기조 등을 고려해 선진국시장보다는 이머징시장, 특히 브릭스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중국과 인도는 중산층 증가에 따른 소비 성장과 도시화 진행 과정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원 부국인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자재시장 강세 기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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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