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과연 서울 모터쇼가 외형적인 성공이 아닌 내실 부분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우선 모터쇼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신차 공개가 매우 적었다. 5개의 신차가 세계 최초(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지만, 사실 모두 양산 모델이 아닌 ‘콘셉트카’였다. 각 수입차 브랜드의 최고위층은 서울모터쇼가 열린 경기 고양 킨텍스를 찾지 않았다.
이처럼 서울모터쇼가 홀대 아닌 홀대를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 상하이모터쇼 때문이다. 19일부터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1500개 이상의 완성차 및 부품 업체가 참여한다. 당연히 월드 프리미어의 규모도 크다.
매회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경쟁에서 서울 모터쇼가 찾아야 할 해법은 어디 있을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 모터쇼만의 정체성과 주제를 택해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부품을 특화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올해 조직위는 부품업체들의 부스를 전시장 입구에 전진 배치했고, 실제로 많은 바이어들이 찾아와 수출 상담을 하기도 했다. 또 그린카 및 차세대 자동차에 특화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어차피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소비자가 적은 한국 시장이 중국 시장을 뛰어넘는 일도 일어날 리 없다. 따라서 서울 모터쇼만의 정체성을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 조직위의 목표인 ‘서울 모터쇼를 세계 5대 모터쇼로 육성’하는 가장 빠른 길일 것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