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와 KT의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이달 초 퀵어시스트는 ‘(경기 후) 축하와 위로의 악수를 나누는 두 감독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로 끝을 맺었다. 절친한 사이인 동부 강동희(45), KT 전창진 감독(48)의 우정 어린 대결을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은 180도 달랐다. 두 팀의 4강전 4차전이 동부의 완승으로 끝난 뒤 두 감독은 악수 없이 헤어지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경기 결과에 집착한 탓이었다. 승자와 패자 모두 찜찜한 표정이 배어나왔다.
그 다음 날 KCC 허재 감독(46)은 용산고 2년 후배인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을 4강전에서 3승 1패로 제친 뒤 포옹까지 했다. 평소 허 감독에게서 보기 힘든 제스처라 전, 강 감독의 악수 파문을 의식한 과잉행동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허 감독은 “도훈이가 악수하면서 너무 깊숙이 다가와 껴안을 수밖에 없었다”며 지나친 해석을 경계했다.
4강전에서는 감독들과 구단의 묘한 신경전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동부-LG, KCC-삼성의 6강전은 오심과 판정 시비로 얼룩져 ‘봄의 잔치’라는 포스트시즌을 퇴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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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은 주말 1, 2차전에서 1승 1패로 팽팽히 맞섰다. 판정 시비, 감정 대립 같은 잡음을 대신해 양 감독의 전술 구사와 리더십, 선수들의 투혼이 빛을 내며 장군, 멍군을 외쳤기에 만원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의 열기는 이틀 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다.
역대 챔프전에서 초반 1승 1패로 맞선 적은 6번이었다. 이 중 2승을 먼저 거둔 팀이 우승한 것은 5번으로 83%에 이른다. 20일 원주 3차전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달라진 두 감독의 결의대로 코트 안팎에서 명승부가 수놓아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