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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브릭스 5국, 유엔 결의 ‘비토 동맹’ 자임해선 안 된다

입력 | 2011-04-16 03:00:00


신흥 경제대국 모임인 브릭스(BRICS)가 경제 분야를 넘어 안보와 정치 영역에서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제 중국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들은 “리비아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서방의 리비아 군사 개입을 비판했다. 경제 분야 협력을 목적으로 태동한 브릭스 정상회의가 안보 문제까지 포괄하는 국제협력체로 부상할 조짐을 보인 것이다.

브릭스 정상들의 리비아 관련 선언은 지난달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973호에 배치된다. 결의안 표결 때 기권한 브릭스 국가들이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된 내용을 뒤늦게 문제 삼는 것은 국제사회의 신뢰 원칙을 저버리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카다피 정부군의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자위적 조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보편적 인권의 가치에 눈감고 유엔 결의를 반대하는 비토 동맹을 주도해선 안 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브릭스 국가들끼리 자금을 빌려주고 무역결제를 할 때 자국 통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반(反)달러 동맹 움직임을 노골화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경제국들 간 협력 메커니즘이 세계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돼야 한다”며 국제 통화와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촉구했다. 기존의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 반대하는 브릭스 국가들의 움직임은 미국과 달러화의 지위를 변화시키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릭스 5개국 정상들은 그동안 비교적 느슨한 형태로 유지되던 브릭스를 강력하고 상시적인 국제협력체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올 하반기 중국에서 안보 담당 대표단회의를 개최해 분야별 협력과 교류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브릭스 국가들이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최근의 경제적 위상과 관계가 깊다. 회원국들은 세계 면적의 26%, 세계 인구의 41%를 차지하고, 2010년 기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18%를 점유하고 있다. IMF는 브릭스 5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평균 6.2%(우리나라 4.5%)로 전망했다. 2030년 무렵 이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전통적 우방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브릭스 국가들과도 장기적인 국익(國益)의 관점에서 다양한 교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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