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 황연주 양효진
2010∼2011 V리그에서 현대건설을 사상 첫 통합우승으로 이끈 황현주 감독과 우승의 주역인 양효진, 황연주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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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효진은 호랑이 감독 혈압 걱정
“첫우승 다행…아니면 쓰러지셨을 것”
챔프등극 후 클럽행 스트레스도 확∼
“짜릿한 V 계속 맛봐야죠” 한목소리
올 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를 평정한 주역들과의 만남은 시종 유쾌했다. 1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는 거의 수다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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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챙겨야 할 스승
챔피언에 등극한 날 밤, 선수단은 신나게 즐겼다. ‘이제 훈련 끝’이란 생각에 그간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나이트클럽에서 훌훌 털어버린 일행.
제자들이 자리에 앉으면 곧장 무대로 올라가라고 다그쳤던 황 감독은 정작 그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우리 그날 뭐했지?” 제자들은 스승의 혈압을 걱정했다. 흥국생명의 추격이 계속될수록 황 감독이 뒷목 잡고 쓰러지면 안 된다면서, 오직 이겨야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단다.
시즌 내내 ‘호랑이’처럼 선수들을 굴렸던 스승. 리그 개막 직전에는 경남 하동에서 일주일 간 매일 9km 산악 뜀박질을 했다. 체력이 뒷받침됐기에 맛본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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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는 “스포츠동아 대상” 효진은 “미인”
서로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부상 없이 꾸준히 해 달라”는 황 감독의 당부가 나오기 무섭게 황연주는 “감독님은 이제 건강 챙길 노장”이라며 여유로운 훈련을 부탁했다. 양효진은 “밥 먹을 때 과일 빼앗아 먹고, 내 이마를 삶은 달걀 깨는 도구로 삼지 말라”며 혀를 쏙 내밀었다.
발끈한 황 감독의 대답. “휴가 없다. 내일부터 훈련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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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주는 흥국생명 시절인 재작년 김연경이 받기로 한 스포츠동아 대상을 대리 수상했고, 양효진은 작년 수상자였다. “올해는 내가 꼭 타고 싶다”던 황연주가 갑자기 동생을 째려본다. 슬쩍 언니를 바라보던 양효진. “아직 상금을 풀지 않아 언니들이 삐쳤다. 곧 한 턱 쏘겠다.”
너무 편해서였을까. 이날 양효진은 늦잠을 잔 탓에 세수도 한 채 만 채 자리에 나왔다. 아, 한 가지 더 추가하면 점도 뺐다. 치열 교정까지 했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데, 절세미녀를 곧 볼 듯한 분위기. 어느새 인터뷰 말미. 각자 키워드를 꼽았다.
황 감독이 “열정과 목표 의식이 없다면 영광도 없다”고 하자 황연주가 “난 신장이 작아 두 배 노력을 해야 한다. 항상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어리니까 발전을 꼽겠다. 안주하는 순간, 끝이 멀지 않다”며 미소 지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트위터 @k1isonecut) one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