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다음 “구글-애플이 검색엔진 제약”… 공정위 제소 검토
○ 스마트폰 시장을 놓칠 수 없다
이처럼 스마트폰 검색 서비스가 중요해진 건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 광고 시장이 급성장한 것처럼 앞으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광고’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 이원진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나오는 광고는 보지 않을 수도 없고, 더 또렷하게 기억되는 게 특징”이라며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2년까지 많게는 2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공정위 제소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동안은 국내 업체들이 유선 인터넷 시장을 미리 장악해 소비자들을 놓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 환경에서 구글에 기선을 빼앗기면 미래 성장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안드로이드 OS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60%, 아이폰의 점유율은 약 25%에 이른다. 국내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이 점을 들어 “이 정도 시장점유율이라면 독점적 사업자에 해당하며 이들이 자신의 스마트폰 OS에 ‘끼워 팔기’ 형태로 특정 검색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 구글·애플은 부글부글
구글 측은 이에 대해 “안드로이드폰의 검색 서비스를 구글이 아닌 다른 서비스로 사용해도 괜찮기 때문에 독점적 영향력 행사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우 중국 인터넷업체 바이두의 검색 서비스를 사용한 안드로이드폰이 판매되고 있다.
또 아이폰 웹브라우저의 기본 검색이 구글과 야후,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이 업체들이 애플에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의 서비스를 우선 사용해 달라고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이를 트집 잡는 것은 경쟁업체의 사업모델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구글과 애플은 “막대한 투자를 통해 만들어낸 스마트폰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무임승차하면서 오히려 큰소리”라는 불만도 내비친다.
○ 내수시장 보호 vs 글로벌 경쟁
국내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국내 산업에 대해 정부가 보호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터넷 검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은 2006년 이후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음성검색과 자동 번역, 위치서비스 및 다양한 지도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모두 스마트폰과 결합할 경우 경쟁력을 갖는 서비스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이런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부랴부랴 내놓았다. 게다가 국내 업체의 서비스는 사용 지역도 한국으로 제한되지만 구글의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