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軍 장갑차 8대-지프 10대 투입전투 중단된 틈타 ‘1시간 벼락 작전’
대사관에 있던 정성섭 공사참사관(대사대리)과 신희용 서기관, 여성 행정원 3명이 혼비백산했다. 총격이 시작된 후 1층 사무실 책상 밑에 피해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극도의 공포감에 시달렸다. 서울의 외교통상부 본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과 직원들은 모두 6일 밤을 꼬박 새웠다.
대사관 직원들은 이미 1일부터 대사관에 갇혀 있었다. 한국은 곧바로 프랑스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에 대사관 직원 구출을 타진했지만 작전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자칫 구출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올 수 있었다. 코트디부아르 주재 일본대사가 그바그보군에 포위됐다가 6일 헬리콥터로 구출됐지만 한국대사관에는 헬기 착륙장도, 구출작전 동안 총격을 피할 안전장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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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포 공격 하루 뒤인 7일 오후 5시 50분경(한국 시간 8일 오전 2시 50분경) 격전이 잠시 중단된 틈을 타 유엔 평화유지군 1개 중대 병력이 구출작전에 돌입했다. 장갑차 8대와 지프 10대가 동원됐다. 문제는 작전 시작 몇 시간 전까지 작전부대가 한국대사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것. 작전부대는 우아타라 측이 장악한 지역에서 가까운 한국대사관저에 있는 현지 고용인을 길잡이로 앞세웠다.
약 1시간 뒤 교전 없이 구출작전이 성공했다. 직원들은 장갑차의 호위를 받으며 약 7km 떨어진 프랑스군 주둔지인 포르부에 지역으로 이동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들은 인근 호텔에 임시 사무실을 확보해 교민 113명의 보호를 위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작전에서 여성인 인도대사와 대사 아들이 함께 구출됐다.
한국대사관 인근에는 중국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영국 이집트 등 각국 대사관이 모여 있다. 외교부 내에서는 한국 외교관들이 우선 구출된 것은 반기문 사무총장, 최영진 대표가 유엔 고위직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위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