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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배진희]다문화, 차별 아닌 차이로 포용하자

입력 | 2011-04-02 03:00:00


정보화와 세계화는 21세기를 지탱하는 키워드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구촌’이라는 용어도 이로부터 비롯되었다. 이 변화의 흐름에서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 사회는 아노미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해 5월 어린이날을 맞아 충남 연기군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관한 ‘무지개학교’ 견학 프로그램에 인솔교사로 봉사활동을 했다. 내가 맡은 조의 아이들 중 유독 나를 따르는 한 아이가 있었다. 활발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에 맑고 큰 눈을 가진 이 아이는 햇볕에 많이 그을린 듯한 피부를 제외하곤 여느 아이들과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유난히 ‘검은색’을 싫어했다. 버스 이동 때 만화 비디오를 보다가 피부색이 짙은 캐릭터를 가리키며 “쟤가 제일 싫다”고 몇 번이나 말했다. 이유를 묻자 “피부가 검잖아요, 나처럼. 나는 검은색이 싫어요”라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문화가정의 아이였고 평소 피부색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단다.

‘우리’라는 문화는 한국 사회가 갖는 특수성이다. 우리라는 테두리 안의 것들에는 무한한 이해와 수용을 하지만, 그 선을 벗어난 ‘다른’ 것에는 배타성을 갖는다. 점점 다원화되는 사회에서 우리는 ‘다름’을 차별이 아닌 차이로 포용해야 한다. 우리는 공존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그날 차에서 말문이 막혀 미처 해주지 못했던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별아, 세상에는 검은색과 흰색 말고도 무지개처럼 예쁜 색들이 많아. 그리고 무지개 세상에 사는 사람은 각자 아름다운 색을 갖고 있어. 검은색은 그 모든 색들이 친구가 되어 합쳐지면 될 수 있는 색이란다. 네 피부도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색들이 함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배진희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