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위, 내달 14일부터 모금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종이공예가 황정아 씨는 지난해 제작비 마련에 곤란을 겪다가 예술기부사이트인 ‘킥스타터’에 자신의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황 씨가 필요했던 금액은 250달러. 하지만 그의 가능성을 본 21명의 후원자가 570달러를 모아줬다. 이 가운데 19명은 황 씨와 일면식도 없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열정은 있지만 창작 활동비 마련으로 곤란을 겪는 예술가들을 위해 ‘한국판 킥스타터’인 ‘크라우드펀딩’(www.fund.arko.or.kr)을 4월 14일 시작한다. 예술단체나 예술가가 자신의 프로젝트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모금 목표액을 이 홈페이지에 올리면 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서는 것. 목표 금액이 채워지면 프로젝트가 실행되고 미달되면 기부자에게 돈을 돌려준다.
첫 주자는 설치미술가 박기원 씨와 이원국발레단이다. 4월 14일부터 한 달간 각각 500만 원의 기부금을 모으는 것이 목표. 박 씨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 옥상에 ‘SUN(태양)’이란 가제로 스테인리스 재질의 길이 6m가량의 설치미술을 기획하고 있고, 이원국발레단은 6월 24∼2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될 ‘돈키호테’의 무대 의상비로 사용할 예정. 후원자들에 대한 소박한 답례도 마련 중이다. 박 씨는 작품 소개 책자에 후원자 이름을 넣거나 기념엽서로 답례하는 것, 이원국발레단은 백스테이지 투어를 검토하고 있다. 예술위 오광수 위원장은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기부문화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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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