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경 고강도대책 마련
해양경찰청 대원들이 30일 인천항 앞바다에서 강화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물대포를 쏘며 모의 중국 어선 진압작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해경은 불법어선을 진압할 때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쏘기로 했다. 인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 최루탄 대신 최루액, 고무탄 발사
우선 중국 선원의 집단적 폭력 대항을 분쇄하기 위한 장비가 크게 달라진다. 과거엔 진압경찰관이 진압봉과 최루탄, 연막탄만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6연발 유탄발사기와 휴대용 유탄발사기로 충격이 매우 강한 스펀지탄과 고무탄을 각각 사용한다. 경비함에서 물대포만 쏘던 방식도 바꿔 고속단정에 고압분사기를 설치한 뒤 최루액을 섞어 발사한다.
고속단정에는 계단을 설치해 단속 경찰관들이 중국 어선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올라탈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 밖에 해경은 중국 어선 단속을 전담하는 경찰관에 대한 교육훈련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해양경찰학교에서 일주일간 진행하는 교육훈련을 인천 특공대 기지에서 2주간 받도록 하고 동해와 남해 서해지방청에 상설훈련단을 설치해 진압 능력을 높이기로 했다.
○ 처벌 법규도 강화
해경은 불법조업에 나섰다가 단속에 걸린 중국 어선에 부과하던 담보금을 최고 5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담보금을 인상할 경우 EEZ를 넘는 중국 어선이 대부분 영세한 수준이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해 불법조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해적 수준의 폭력적 저항
30일 해양경찰이 공개한 신형 진압장비들.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헬멧에는 카메라가 부착돼 있으며 외부에서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재질의 진압복은 부력이 강화됐다. 차고 있는 총은 유탄발사기.
해경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 어선 2200여 척이 불법 및 무허가 조업으로 검거돼 양국 간의 외교 마찰까지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해경의 정당한 단속에 맞선 중국 어선의 폭력적 저항도 갈수록 강도가 세지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4명이 다치는 등 해마다 10여 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
3일에는 서해 격렬비열도 서남쪽 인근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 선원들이 진압에 나선 해경 경찰관에게 도끼와 망치 등을 휘둘러 경찰관 1명이 무릎에 중상을 입었다. 해경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법 집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흉기를 들고 있는 선원에게 실탄을 발사한 뒤에야 진압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흉기에 경찰관 4명이 크게 다치기도 했다. 2008년 9월에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73km 해상에서 중국 어선을 단속하기 위해 배에 오르던 경찰관 1명이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맞아 바다에 떨어져 숨졌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