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요오드 검출”→“확인된 사실 아니다”→“맞다” 오락가락
○ 슬그머니 말 바꾼 기상청
편서풍으로 인해 일본 방사성 물질이 한반도로 유입될 수 없다고 주장해 온 기상청은 29일 입장을 번복했다. 기상청은 “한반도 상층(지상에서 3km)에는 편서풍이 불고 있지만 기압 배치 조건에 따라 일시적으로 동풍이 불 수도 있다”며 “방사성 물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줄기차게 ‘편서풍 무해론’을 주장하다 갑자기 ‘동풍 가능성’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에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문가에게 의뢰해 최근 3년간 한국과 일본의 풍향을 분석한 결과 강원 속초를 기준으로 총 관측일수 300일 중 79일(101차례)이 일본에서 한국 방향으로 부는 편동풍으로 관측됐다”며 “이 가운데 4, 5월에 발생한 동풍은 71차례로 특히 5km 상공에서 9일간 동풍이 불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기자들이 기상청에 문의하자 기상청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 교과부-KINS, 방사성 물질 발표 혼선
원자력 안전 주무 부처인 교과부와 산하 기관인 KINS는 방사성 요오드131과 세슘 검출 사실을 놓고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온 방사성 요오드 검출 소식은 28일 오후 9시경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보도 30분 뒤 교과부 측은 “서울에서 방사성 요오드131과 세슘이 검출되었다는 보도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교과부는 2시간 만에 “서울 등 일부 측정소에서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고 있다”는 번복 자료를 냈다.
이에 대해 윤철호 KINS 원장은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최종 결과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중간발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 공식 발표를 안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28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사성 요오드 검출 사실을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8개 방사능측정소에서 방사성 요오드131 검출이 확실해진 즉시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강원도에서 처음 발견된 방사성 물질인 크세논133을 놓고도 지연 발표 논란이 있었다. 23일 처음 검출됐지만 27일에야 뒤늦게 발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런 모습이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으로 나타난 구조적인 후유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인력 순환 배치로 비전문 인력이 업무를 담당하면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전문가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