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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군사작전 나토가 총지휘

입력 | 2011-03-29 03:00:00

지상군 공격 반대 터키… 민간인 보호 조건 찬성




리비아 군사작전의 지휘권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일원화됐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7일 “리비아에서 전개되는 모든 군사작전의 지휘권을 떠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카다피군에 위협받는 민간인과 인구밀집지역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나토는 더도 덜도 아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관련된 모든 작전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 작전 사령관으로 임명된 찰스 부처드 중장(캐나다)에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작전을 즉각 시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 터키도 다국적군 공격 찬성으로 선회

나토는 이날 상주대표부 대사급 북대서양이사회(NAC)를 열어 만장일치로 작전지휘권 인수를 의결했다. 이번 결의안에서 눈에 띄는 국가는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의 입장 변화. 터키는 당초 다국적군의 카다피 지상군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지상군을 타격한다’는 교전규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조건으로 찬성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리비아 사태를 빨리 휴전으로 이끌기 위해 중재자로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비아가 제2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이 될 위험이 있다”며 “인도적 지원 작전을 돕기 위해 반카다피군이 장악한 벵가지 항구와 공항을 터키가 관리하기로 나토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에 따라 나토가 이미 시행 중인 무기 수출금지 감시 작전과 비행금지구역 작전 외에 카다피군의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군사작전 지휘권도 나토가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나토 관계자는 “미국 등으로부터 지휘권을 완전히 넘겨받는 데는 48∼72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카다피 고향 인근까지 진격한 반카다피군

반(反)카다피군은 28일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고향인 수르트 인근까지 진격했다.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360km 떨어진 수르트는 리비아를 동서로 나누는 경계도시로 반카다피군이 트리폴리로 진격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 카다피 원수의 고향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반카다피 진영이 내전 초기 트리폴리까지 에워쌌을 때도 수르트 지역을 함락시키진 못했다.

반카다피군은 이날 수르트 동쪽 100km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지만 카다피군이 기관총을 앞세워 반격하자 일단 퇴각했다. 수르트 인구 15만 명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카다파 부족은 머리와 목에 파란 띠를 두르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 원수의 집권 기간 그와 같은 부족인 카다파 부족은 그 어떤 부족보다 큰 혜택을 받아 왔다. 이날 수르트가 반카다피군의 수중에 들어갔다고 부풀려진 채 알려지자 반군 근거지인 벵가지에선 시민들이 거리로 달려 나와 환호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다국적군은 27일과 28일 수르트를 10여 차례 공습해 반카다피군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편 반카다피군은 이미 장악한 동부지역 유전에서 하루 10만∼13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며 일주일 내로 원유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유 판로가 개척되면 원유 생산량을 30만 배럴까지 쉽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며 판매는 카타르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의 석유수출량은 하루 평균 170만 배럴 규모였으나 내전이 벌어지면서부터 사실상 수출이 중단됐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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