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당기고… 동생은 밀고 “소치올림픽 메달사냥 시동”
한국 빙상의 기대주로 떠오른 노선영(왼쪽)-진규 남매가 23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한국체대 실내빙상장에서 엄지를 치켜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촬영 내내 어색해한 남매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처음으로 함께 찍는 사진”이라고 말했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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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자 묵묵부답이다. 친남매가 맞나. 솔직히 첫인상은 그랬다.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끝난 아스타나-알마티 겨울아시아경기에서 남매는 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생은 종합우승을 거머쥐며 쇼트트랙의 대들보가 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2)과 쇼트트랙 노진규(19·이상 한국체대) 남매는 올 시즌 최고의 빙상 블루칩이다. 노선영은 대표팀 경력 7년차, 노진규는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23일 생애 처음으로 남매가 ‘동반 인터뷰’에 응했다.
먼저 궁금했던 점은 ‘왜 같은 종목을 선택하지 않았을까’였다. 노선영은 “둘 다 처음에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서로 좋아하는 것을 택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진규도 “쇼트트랙 레이스와 경기 운영 등이 나와 잘 맞아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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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종목이 다른 데다 전지훈련과 국제대회가 많아 한 집에 살아도 얼굴을 볼 기회는 많지 않다. 통화도 아주 가끔 한다. 하지만 외국에 나가 있을 때 자신의 성적 다음 관심사는 서로의 성적이다. 노선영은 “동료들과 이야기를 할 때 동생 이야기가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운다”고 말했다. 표현은 잘 하지 않지만 서로 힘이 되는 존재인 셈이다.
아시아경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섰던 남매의 다음 목표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노선영은 “그때면 나이가 있기 때문에 크게 바라지는 않는다. 물론 동생과 함께 대회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진규도 “겨울올림픽이 가장 큰 목표다. 부상 없이 그때까지 실력을 유지하고 싶다. 물론 누나와 함께”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남매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