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원 교수, 도입배경 분석“한국과 교류 市발전시키자”… 중앙정부와 상의 없이 결정… 시장 바뀌면 열기 식을수도
서강대 동아연구소 송승원 교수(사진)는 24, 25일 ‘동남아시아의 역사적 문화적 구성-외부의 영향과 현지화’ 주제의 국제학술대회에서 논문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의 한글 수입의 정치·사회적 배경 분석’을 발표한다. 찌아찌아족의 한글 수입에 대한 정치사회적 배경을 분석한 논문이 발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송 교수는 한글 수출이 성사될 수 있었던 직접적인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인 바우바우 시의 철저한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바우바우 시는 중앙정부와는 어떤 의견 교환도 없이 단독으로 한글 수입을 결정했다. 이는 2001년 지방자치 강화를 골자로 한 인도네시아의 ‘페메카란’법의 영향으로 지방자치에 대한 권한과 열망이 강화된 정치적 배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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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바우바우 시의 아미룰 타밈 시장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인도네시아의 무명 도시였던 바우바우 시에서 다양한 지역발전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여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송 교수는 “한글 사용은 타밈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발전 패키지의 일환으로 기획됐기 때문에 시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타밈 시장의 임기가 끝나는 2013년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송 교수의 전망이다. 송 교수는 “만일 한국과의 교류가 바우바우 시에 별다른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경우 찌아찌아족의 한글 사용에 대한 열기는 사그라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또 한글교사가 부족해 현재까지 약 200명의 찌아찌아족 학생들만 한글 교육을 받고, 6만여 명인 찌아찌아족 주민 대부분은 한글을 읽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글의 성공적인 정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