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연출한 재중동포
장률 감독은 소년 처럼 환한 미 소를 띤 얼굴 과 달리 불편 하고 묵직한 메시지로 관객을 ‘괴롭히는’ 것으로 유 명하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재중동포 장률 감독(49)의 신작 ‘두만강’(17일 개봉)은 봄날 햇살처럼 부드럽게 관객에게 말을 걸다가 갑자기 커다란 바위 하나를 던진다. 영화를 보던 관객은 이런 화법에 당황스러울지 모른다.
18일 오후 서울 홍익대 입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이에 대해 “살다 보면 죽음도 갑자기 오지 않느냐. 삶의 우연성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시사회 뒤 관객과의 대화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질문을 하겠다던 어떤 여성분이 영화에 공감했던지 한없이 울기만 하더군요. 안쓰럽기도 했지만 내 영화언어로 관객과 아주 깊이 소통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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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탈북자 문제에 이제 아무도 관심이 없다며 아쉬워했다. “언론은 탈북자 문제를 ‘사건’으로만, 그것도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다루죠. 저는 더 깊게 들어가 그 사람들의 감정을 다루고 싶었어요. 내가 보고 접했던 일들, 실제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보여주고 싶었죠.”
‘재중 동포’ 감독에게 연평도 사태 같은 굵직한 남북문제에 대한 의견을 물었지만 “보통사람들의 희로애락에 더 관심이 가지, 거대한 시선에는 관심이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전 중국 연변대 교수이자 소설가 출신인 장 감독은 별다른 영화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도 데뷔작 ‘11세’로 2001년 베니스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그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일까.
“영화는 숙취가 심한 이튿날을 견디는 것과 같아요. 고단한 현실을 영화화하는 과정이 저로서는 매우 괴롭습니다.”
그래도 그는 또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감정을 쌓아가고 있어요. 몇날 며칠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 결국 내 감정의 진실에 가까운 거죠. 그걸 영화로 만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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