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인근 채소에 방사성 물질” “아직 소량… 공포는 과장”
원자력 비전문가들인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방사성 물질이 묻은 음식을 먹거나 방사선에 피폭된 사람들이 곁에 왔을 때 전염이 되는가이다.
일본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20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바라키 현의 시금치와 후쿠시마 현의 우유 원유에서 잠정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18일 수입한 일본산 콩에서 요오드(11Bq·베크렐) 및 세슘(1Bq)이 발견됐다. 일본과 대만 정부 측은 검출된 양이 소량이라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임상무 핵의학전문의도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적어 방사성 물질이 먹이사슬을 타고 사람에게 전해지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피폭자가 거리를 활보하면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체에 들어간 방사선은 사람 간에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사선에 피폭된 의류나 소지품 또는 피부에 과도한 신체접촉을 할 경우 옮겨질 가능성은 있다.
후쿠시마에서 공중으로 올라간 방사성 물질이 동풍이 아니더라도 제트기류를 타고 지구를 돌아 언젠가는 한국에 올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방사선 준위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지구를 돌아서 오더라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서부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는 했지만 그 양은 한 사람이 평소 바위, 벽돌, 태양 등 자연으로부터 노출되는 것의 약 100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국 맨체스터대 리처드 웨이크필드 교수는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1∼6.5mSv의 방사선에 노출되는데 현재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 의한 도쿄 방사선 검출치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며 “방사선 공포는 과장됐다”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july@donga.com
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