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방송설립추진단 스마트팀
최근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해안 지진(리히터 규모 8.9)이 일어났을 때 태국 푸껫의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취재하며 기자가 쓴 기사의 일부다. 날짜만 가리면 동일본 대지진 기사로 착각할 정도다. 예나 지금이나 대재앙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
당시 푸껫 해변에는 시신이 나뒹굴었다. 길거리 가옥은 처참하게 부서졌고 백화점 지하에 물이 차 수백 명이 익사했다. 신원 확인 전에 부패하지 않도록 시신 위에 드라이아이스를 올려놓은 모습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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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국가가 재앙을 수습하는 방식은 달랐다.
일본은 11일 대지진 직후 각 피해지에 피난처를 만들어 이재민 보호에 적극 나섰다. “쓰나미로 집이 완전히 떠내려갔다. 하지만 피난처에서 먹고 잘 수도 있어 다행”(간노 유키오·菅野幸男·58)이라고 말할 정도로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했다.
19일 오후 9시 현재 피난민 수는 33만3854명. 하지만 그 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34개 지방자치단체가 1만5839명의 지진 피해민들에게 임시주택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니가타(新潟) 현 6553명, 야마가타(山形) 현 2649명 등 피해지역과 가까운 지자체들의 지원 규모가 크다.
반면 태국 정부는 조직적인 피난시설과 이재민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이재민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했다. 이 때문에 길거리에서 노숙인이 넘쳐났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음식이나 TV를 훔치는 사람도 많았다. 쓰나미 피해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제대로 된 명부가 없어 가족들의 생사를 파악하는 것도 무척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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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방송설립추진단 스마트팀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