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아파트로 시장 공략… 누적 분양률 93% 넘어요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호반건설 본사에서 만난 최종만 사장은 “주택사업에 집중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최고의 경영 실적을 경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호반건설 본사에서 만난 최종만 사장(47)은 “사업이 어려워지면 으레 정부가 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중장기적 플랜에 맞춰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건설 사업은 ‘운칠기삼(運七技三)’뿐 아니라 ‘정칠기삼(政七技三)’까지 더해져 운과 정책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정부가 여론을 의식해 규제책과 부양책을 번갈아 내놓으면서 건설사들 역시 정부에 의존해 타성에 젖은 탓이죠. 그래서 멀리 보지 못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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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가 현재 시공 중인 총 1만3000채 가운데 미분양 물량은 총 900채로 누적 분양률이 93% 수준이다. 2005년 이후 철저히 소형 아파트와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다른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원가가 적게 드는 대형아파트 공급에 집중할 때 수요 예측을 통해 소형 물량에 힘을 실은 것이 최근 중소형 선호 현상과 맞물려 높은 분양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다수 건설사는 아파트 대량 공급의 시대가 끝났다고 판단하고 토목 플랜트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오히려 주택 사업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펼칠 예정이다.
“주택 전문업체가 무리하게 신규 사업에 진출하다 오히려 위기를 맞는 경우도 많은 만큼 노하우를 살려 다양한 수요에 맞춘 주택을 선보이려고 합니다.”
올해 호반건설은 임대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 회사의 오너인 김상열 회장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임대아파트 2만 채를 공급해 성장 동력을 다졌던 노하우를 적극 살리겠다는 것. 최 사장은 “최근 보증부 월세 확산 등으로 월세에 대한 저항감이 떨어진 만큼 주택 임대사업을 적극 추진해도 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판교와 광교 등지 주상복합에 들어서는 상업시설 역시 직접 임대해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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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