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국내 소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집계하는 종합베스트셀러 상위 10위 목록에서 지난해 9월엔 상위 10위 목록에 소설이 6권으로 절반을 넘었으나 올해 들어 1월에는 세 권, 2월은 한 권으로 줄었다. 이어 3월 첫 주(3월 3∼9일)에 들어서는 문학 인문 사회 생활 교육 등 모든 분야를 통틀어 집계한 종합 10위 내에 소설이 단 한 권도 들지 못했다.》
■ 예스24 3월 첫주 ‘톱10’에 1권도 못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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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밝은세상 김석원 대표는 “에세이나 경제서 등에 관심을 보이는 독자층이 증가한 데다 소설을 구매해도 몇몇 유명 소설가에만 독자가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유망한 소설가를 새로 발굴해도 좀처럼 팔리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소설 시장이 축소되고 한정된 시장마저 소수 유명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지면서 중견 및 신인 작가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박민규 김영하 김애란 씨 등 등단 10년 내외에 작품성과 대중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작가의 작품도 2만∼3만 부 판매에 그치고 신인 작가들은 초판(2500∼3000부)을 소화하는 비율이 채 절반이 안 된다는 것이 출판인들의 설명이다. 신인 소설가 최제훈 씨의 ‘퀴르발 남작의 성’은 지난해 9월 출간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으나 출간 반년이 지난 지금도 판매부수는 7000부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견 및 신인 소설가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전략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후성 21세기북스 문학주간은 “미국 잡지 뉴요커가 지난해 ‘20 언더 40’이란 제목으로 40세 이하 신예 작가 20명을 골라 집중 조명한 것처럼 유능한 젊은 작가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편집자는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에 가면 유명 작가의 작품은 네댓 곳에 중복돼 전시되는 반면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마음먹고 찾으려 해도 찾기 어렵다. 이런 ‘노출 차이’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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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