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환경, 미국 살 때랑 똑같네요” 송도, 살아있는 녹색도시
송도국제도시는 국내 최고 수준의 국제학교, 세계 유수 10여개 대학이 들어설 글로벌대학캠퍼스가 있어 ‘교육 특구’로도 불린다. 채드윅국제학교 학생들이 10일 드라마 체험수업을 받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1단계 개발사업이 이미 마무리돼 지난해부터 2단계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2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14년경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도시’ 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 경쟁도시에 버금가는 외자 유치 인센티브와 규제 해제가 급선무다. 도시기반시설을 어느 정도 갖춘 송도국제도시의 현장 모습은 어떨까. 송도에 관심이 있는 시민 3명으로부터 IFEZ의 선도개발지인 송도 이야기를 들어본다. 》
수전 존슨 송도국제도시 리드(지속가능개발) 사업 총괄 책임자
#1 수전 존슨 씨는 송도국제도시 리드(지속가능개발) 사업 총괄 책임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출신으로 ‘파슨스브링커호프 코리아’ 소속. 5년간 송도국제도시에 산 ‘송도 거주 외국인 1세대’다. 그의 남편은 지난해 9월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연 명문사학 채드윅국제학교 음악교사다. 수전은 송도를 열정적으로 예찬하는 홍보대사로 통한다.
“미국에서 있을 때부터 조깅을 생활화하고 있다. 송도에 사는 외국인 친구들과 동호회를 만들어 매주 목요일에 송도국제도시 내 해돋이공원에서 신나게 달린다. 또 산악자전거 동호회를 가끔 찾아가 남편과 함께 격렬히 땀을 빼곤 한다. 남편은 외국인 직장인으로 구성된 아마추어 밴드 활동도 한다. 밴드 이름은 ‘The Mad Cannons’인데 송도는 물론 서울 이태원까지 원정 초청공연을 할 정도다. 4월 1일 만우절 저녁엔 송도에서 ‘No Fooling(거짓말 아냐)’이라는 주제로 음악연주를 한다.
처음 송도에 살 땐 영어로 된 생활정보가 거의 없었는데 편의시설과 교통시설이 많아졌다. 상가 간판이 영문으로 표시돼 있어 한국인 친구들과 약속을 해도 큰 문제가 없다. 송도에 사는 외국인이 800명을 넘어섰다고 하는데 공공기관의 외국인 서비스 전용창구 운영 등의 생활편의 서비스가 충분치 않은 점은 아쉽다.”
#2 송도국제도시 내 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는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 장혜원 대외협력실장은 송도개발의 산증인이다. 개발사업이 본격화된 2005년부터 송도를 수시로 찾기 시작했고, 서울에 있던 사무실이 이곳으로 이전한 2009년 3월부터 ‘송도 주민’이 됐다. 그는 “송도에 살면서 삶의 여유를 느끼게 됐다”고 자랑했다.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근무할 때는 교통체증, 붐비는 인파, 공해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송도 생활환경은 아주 쾌적하다. 맑은 공기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서울에선 아침에 일어나는 게 고역이었는데, 요즘 저절로 눈이 떠진다.
이곳에 온 직장 동료는 아토피피부질환 증세가 호전됐다고 한다. 주변에 공원이 참 많다. 센트럴파크 해돋이공원 미추홀공원 등 조경이 잘되고 규모가 큰 공원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공원이 블록마다 조성돼 있다.
저녁을 먹고 공원에 나오면 산책, 운동,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는 가족이 많다. 2년 전만 해도 카페 음식점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 예쁜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가는 대중교통편도 생겨 강남권 가기는 쉽다.”
#3 75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스버디에 있는 채드윅스쿨이 지난해 9월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문을 열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문은미 씨의 아들도 이 학교에 다닌다. 문 씨는 학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 씨의 아들은 미국 학교와 중국 상하이 국제학교를 3년간 다닌 적 있다. 그는 채드윅국제학교의 교육 방식에 만족해하는 편이다.
“학교에 기숙사가 없어 스쿨버스를 태워 학교에 보내고 있다. 서울 서초역에서 스쿨버스를 타면 학교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학생들이 자율통제하도록 유도하는 교육방식이 가장 마음에 든다. 수업시간에 배고프면 바나나 등을 수시로 꺼내 먹을 수 있고 중간에 화장실을 자유롭게 다녀온다. 학생 질문이 많아지도록 토론식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역사, 국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국내 학력인증을 받기 때문에 대학 수시전형에도 넣을 수 있다. 학부모들은 국제학교에 입학한 이후 아이들이 학교 가길 좋아한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체험위주수업이 많은 저학년 학생들이 결석을 하지 않으려 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