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鄧기념사진 찍은 카메라 기종 소니 DSC-TX1 카메라. 상하이 밀레니엄 호텔 컨벤션홀에서 찍은 김정기 전 총영사와 덩신밍 씨의 기념사진과 정권 주요 인사 연락처는 모두 지난해 6월 1일 이 기종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정보기관 음모론 등 마치 영화처럼 전개되는 데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의 계속된 ‘말 바꾸기’와 부적절한 처신이 주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10일에도 김 전 총영사를 사흘째 불러 조사했으나 진술이 오락가락해 사건의 실체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계속된 말 바꾸기
김 전 총영사는 3일 귀국해 ‘정보기관 음모론’을 주장했다. 그는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나를 제거하기 위한 정보기관의 음모”라며 정보기관 출신 J 부총영사의 실명을 거론했다. 또 김 전 총영사는 “(최초 제보자인) 덩 씨 남편 진모 씨가 사진과 전화번호 등의 자료를 개인적으로 확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J 부총영사 정도의 ‘프로’가 준비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9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조사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한 것이며 실수”라고 해당 주장을 철회했다. 그러다 10일 조사에서는 다시 “J 부총영사 짓”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만에 두 번 오락가락한 셈이다.
○ “사진정보 조작” vs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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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루 영사들 불만 고조
김 전 총영사의 좌충우돌이 계속되자 사건에 연루된 전 영사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김 전 총영사는 소명자료에 2008년 당시 신정승 주중대사의 상하이 당서기 면담 성사 배경에 덩 씨가 있으며 이를 P 전 영사가 주선했다는 등 덩 씨 ‘활용사례’를 실명 공개했다.
김 전 총영사는 심지어 “K 전 상무관이 덩 씨를 짝사랑했다”며 “각서뿐 아니라 연서도 썼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 전 상무관은 “김 전 총영사가 자기 혼자 살기 위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K 전 상무관 역시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 엑스포 입장을 위해 대통령 관련 정보를 덩 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가 10일 “대통령 정보가 아니라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의 정보”라며 말을 바꿨다.
한편 김 전 총영사는 지난해 5월 상하이 엑스포 방문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김 전 총영사가 (이 대통령) 숙소로 찾아가 30여 분간 독대했다”고 전했다. 김 전 총영사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상하이=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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