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물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들은 중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목표액을 하향 조정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국내 업체의 해외 수주 실적 가운데 57%를 차지한 ‘빅3’ 국가인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에서만큼은 공사에 지장을 줄만큼의 소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 소요사태 제한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일 ‘분노의 날’이 열릴 것으로 예고됐고 쿠웨이트에서도 최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이 지역도 민주화 사태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GS건설 리스크매니지먼트팀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진출한 빅3 국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시민들의 시위 조짐에 각 정부가 유화책 등 즉각적인 조치를 내놓고 있어 사업에 지장을 줄만큼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1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3월 10일까지 국내 업체의 해외 공사 수주액은 총 276억27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 이례적으로 수주된 대형공사인 UAE 원전 수주액 186억 달러를 빼면 90억2700만 달러다. 올해는 연초부터 이달 10일까지 75억49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의 83% 수준. 강신영 해외건설협회 중동실장은 “같은 기간에 중동지역의 수주액은 지난해 215억7600만 달러에서 올해 49억1300만 달러로 줄어들었지만 UAE 원전을 제외하면 오히려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광고 로드중
그러나 올해 들어 발표된 수주 물량은 업체들이 지난해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뒤 진행한 것이 최근 결정된 것이어서 이번 중동 사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입찰부터 수주까지 통상 6개월에서 2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의 중동 사태로 단기적으로 발주 물량이 줄어들면 1, 2년 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고 일부 전문가는 지적했다.
소요 사태로 간접적인 피해가 가시화한 곳도 있다. 특히 국내 업체의 해외 공사 수주 비중의 80%를 차지하는 플랜트 부문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7일 입찰에 들어간 오만 수르시 1700MW급 민자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을 추진해온 미국업체 AES오아시스에너지는 오만의 민주화 시위 확산으로 사업 리스크가 커지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실패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 업체가 입찰에 성공할 경우 설계 시공을 맡기로 한 국내 한 대형건설사 역시 참여가 무산돼 14억2900만 달러 규모의 사업 기회를 잃게 됐다. 시위 확산 지역을 중심으로 예정된 플랜트 발주 일정이 연기 및 취소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