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개척 등 무역진흥 업무를 맡고 있는 준정부기관인 KOTRA 조환익 사장이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양용은 선수(사진)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습니다. 조 사장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멋진 경기였습니다. 국위를 빛낸 선전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라며 양 선수의 선전을 축하했습니다.
조 사장이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 이유가 뭘까요. 양 선수가 1년이 넘도록 ‘KOTRA’ 로고가 선명히 새겨진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 푼도 받지 않고 말입니다. 양용은처럼 세계적인 선수의 모자에 로고를 달 수 있는 메인스폰서는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하지만 양 선수는 자청해서 전 세계에 KOTRA 광고를 무료로 해 주고 있는 셈입니다.
조 사장은 편지에서 “양 선수가 착용한 KOTRA 로고 모자는 전 세계 TV를 통해 중계됨으로써 KOTRA의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고, 결과적으로 KOTRA의 지원을 받는 중소 수출업체들에 큰힘이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양 선수가 이 모자를 쓰고 출전하기 시작한 뒤부터 해외에서 KOTRA의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바이어들이 그의 모습을 TV에서 보고 KOTRA를 알게 됐다는 얘기가 KOTRA의 해외 조직인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를 통해 들려옵니다.
KOTRA 관계자는 “양 선수처럼 PGA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의 메인스폰서를 하려면 1년에 200만 달러(약 22억4000만 원) 이상을 줘야 하는데, 우리가 줄 수 있는 것은 KOTRA 로고가 박힌 모자와 골프 가방이 전부”라며 “중소기업의 수출을 도우려는 양 선수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