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자금몰이를 했던 신흥국 투자 펀드가 올해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현재 신흥아시아 펀드 115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68%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0.6%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아시아 펀드는 작년 지역별 펀드 중 최고 수익률을 내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이란 복병을 만나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 신흥아시아 펀드들, 올 들어 지지부진
8일 기준으로 신흥아시아 펀드의 1년 수익률은 28.74%로 최근의 단기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지난해 신흥국 관련 펀드들의 높은 수익률을 보고 뒤따라 가입한 투자자들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흥국 펀드 가운데 각 증권사가 올해의 유망 펀드 중 하나로 추천했던 인도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51%로 곤두박질치면서 해외주식형 펀드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중국본토 펀드는 1.76%, 홍콩H주 펀드는 ―0.40%, 브라질 펀드는 ―3.72%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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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기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한동안 해외 펀드를 대표했던 신흥국 펀드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발목이 잡히면서 현지 증시가 일제히 조정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기준으로 중국 주식은 연초 대비 0.67%, 인도는 10.43%, 신흥아시아는 3.36%, 브라질은 0.65% 각각 하락했다. 이들 펀드는 수익률 악화로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한때 과열 양상을 보이던 투자심리도 덩달아 얼어붙었다.
반면 지난해 부진했던 선진국 펀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유로운 북미(6.30%)와 유럽(2.66%)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4.49%로 러시아, 북미 펀드 등에 이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신흥국 펀드의 부진은 신흥국 증시가 지난해 선진국 증시보다 크게 오른 데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올해 본격적으로 부각된 영향도 적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회복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하자 신흥국 증시의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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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