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금류 604만마리 도살처분
이번 AI는 지난해 11월 29일 전북 익산시에서 채취한 야생 청둥오리의 분변에서 처음으로 고병원성(H5) AI 항원이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한 달 뒤에는 충남 천안시의 씨오리 농장에서 첫 가금류 AI 감염이 확인됐다. 이후 경기, 충남, 전남북, 경남북 등 6개 시도 22개 시군으로 확산됐다.
AI는 8일 현재까지도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경기 용인시에서 사육되던 산란닭 20만 마리가 AI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까지 도살처분된 가금류는 총 265개 농장 604만 마리로 전체의 5%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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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닭 공급난에 치킨업체 울상
닭 값이 제품 원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비명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하루 평균 생닭 20만 마리 정도가 필요하지만 이달 들어 16만 마리로 공급량이 줄었다”며 “공급받는 생닭의 kg당 가격도 1000원 이상 올랐다”고 토로했다. 네네치킨 관계자도 “이달 들어 닭고기 물량은 20∼30% 줄고 가격은 20% 정도 올라 힘이 든다”며 “과거와 달리 AI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치킨 수요가 줄지 않은 점도 공급난이 심해지는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계란 시장의 상황도 심각하다. 계란은 닭과 달리 냉동제품 수입조차 불가능해 공급 위축 물량이 가격 상승으로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윤경수 이마트 바이어는 “산란닭 수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최소 6개월은 지나야 할 것”이라며 “이미 계란 값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8월까지 버틸 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AI 사태가 계속되면 계란 사용이 많은 과자, 빵 등 가공식품 값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