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자유·수업시간 휴대전화 소지··· 어떻게 관리할까?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
고2 딸을 둔 어머니 권모 씨(50)는 개학을 앞두고 딸과 한바탕 신경전을 치렀다. ‘머리 염색’이 문제였다. 딸이 권 씨에게 “밝은 갈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겠다”고 선포한 것. 딸이 다니는 고교는 올해부터 두발자율화를 허용했다.
권 씨는 “공부에 방해될 것 같다”며 만류했다. 평소 매일 아침 30분씩 ‘고데기’로 머리를 만지작거리는 딸을 볼 때면 ‘이 시간에 공부를 하면 성적이 금방 오를 텐데…’란 생각에 속이 타던 차였다. 만약 염색까지 한다면 “머리색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염색을 해야 한다”는 딸과 매달 실랑이를 벌이는 건 불 보듯 뻔한 일. 결국 권 씨의 기세에 밀려 염색을 포기한 딸은 요즘 입이 주먹만큼 나와있다.
권 씨는 “머리에 신경 쓸 시간에 일찍 학교에 가 자습을 하길 바라는 게 엄마로서의 욕심”이라며 “하지만 고교생 딸의 반항심이 더 커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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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휴대전화도 학부모들의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일부 고교가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수업시간 중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했기 때문. 과거에는 대부분의 고교가 등교 직후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한 뒤 수업이 끝나면 돌려주는 방식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관리했다. 하지만 이젠 수업시간에도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있는 학생들이 늘어남에 따라 학부모들은 휴대전화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지 못할까봐 걱정이다.
고1 아들을 둔 어머니 박모 씨(41)는 “수업 중에 아들이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데 몰두할까봐 걱정”이라며 “얼마 전 아이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한 학생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더니 등교 직후부터 수업을 마칠 때까지 그 학생이 보낸 문자메시지 기록이 100건에 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불안한 마음이 커졌지만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시·도교육청의 권유에 따라 일부 고교는 0교시 자율학습과 야간자율학습의 참여여부를 100% 학생들에게 맡기고 있다. 대부분의 고교가 특별한 사유가 있는 학생을 제외하곤 전교생을 대상으로 0교시 자율학습과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했던 과거 모습과는 딴 판이다.
일반적으로 0교시 자율학습 시간은 45분, 야간자율학습시간은 4시간. 만약 자녀가 자율학습에 일절 참여하지 않는다면 하루 4시간 45분, 일주일이면 23시간 45분, 한 달이면 무려 95시간의 ‘여유시간’이 생기는 셈이다. 스스로 시간을 관리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중하위권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늘어난 자유시간을 어떻게 관리할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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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면 교사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최소한 학교 과제라도 할 텐데…”라며 “이번 학기동안 딸이 시간관리를 못할 경우 앞으론 억지로라도 야간자율학습을 시킬 생각이지만 중요한 고1 첫 학기를 허비한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자녀의 늘어난 자율. 부모는 어떻게 지도하고 관리해야 할까요? C2면에서 알아봅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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