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뱅 온다” 금융권 긴장
농협은 농협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대로 2012년 3월 2일까지 농협금융지주를 세울 계획이다. 지주사에는 농협은행을 주축으로 NH생명·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CA자산운용 등이 자회사로 들어간다. NH카드도 별도로 설립해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들 자회사의 총자산이 23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300조 원을 웃도는 4대 금융지주에 이어 국내 5위의 금융지주사가 출범하는 셈이다.
금융지주사로 바뀌면 그동안 계열사들이 각각 가지고 있던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만큼 영업 기회가 늘어나 4대 금융지주사와의 자산 격차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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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 금융지주 설립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 1월 정기인사에서는 ‘해외 금융점포 개설 준비요원’ 6명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파견했다.
NH생명·손해보험도 자산 33조 원에 700만 명에 이르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신한생명을 제치고 삼성, 대한, 교보 등 보험업계 ‘빅3’에 이어 단숨에 4강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NH카드도 회원이 500만 명으로 우리카드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카드시장 6위권에 올라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NH카드는 한 번 카드를 만들어 오랜 기간 이용하는 장기 고객이 많다”며 “금융지주 내 다른 계열사와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면 상당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가 연착륙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금융지주의 주축인 농협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생산성과 수익성이 떨어지고 인력의 전문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시중은행 대부분의 순이익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농협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저조한 경영 실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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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