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비행기가 현장 찍고 위성이 우회로 알려준다
땅이 막 흔들리자마자 미확인비행물체(UFO)처럼 생긴 비행접시가 사고현장에 나타난다. 연기가 자욱한 현장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촬영한 영상을 구조요원에게 전송한다.
폭발물질을 싣고 달리던 차량에는 지진으로 파괴돼 위험한 도로 상황을 알려주고 우회하도록 지시한다. 불이 난 건물에는 구조요원이 투입된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구조요원이 건물 어느 곳에서 구조활동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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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비행기로 신속한 파악, 위성으로 정밀 추적
위치추적 기술로 재난을 통제하면 사고 발생 시 근처에 있던 소형 무인비행기가 가장 먼저 현장으로 출동한다. 크기가 작은 무인비행기는 좁은 지역도 자유롭게 날며 카메라로 사고지역의 영상을 찍는다. 영상은 관제센터에 전송돼 피해규모와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도록 돕는다. 윤광준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무인 비행과 영상 전송 기술은 이미 개발됐다”며 “자동으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은 인화성 물질 같은 위험물을 운송하는 차량의 위치를 점검한다. 파손됐거나 화재 위험이 있는 도로로 차량이 향하고 있을 때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장치에 신호를 보내 우회 도로를 알려준다. 위험물 수송 차량이 전복되면 대규모의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차량이 이미 파손된 도로로 진입했을 때는 이 차의 전복 여부를 추적한다. 차량과 짐을 실은 트레일러에 각각 센서를 설치해 두 센서의 각도와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정상적으로 달리는 차량이라면 두 센서의 거리와 각도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된다. 거리와 각도가 기준치에서 벗어나면 운전자와 관재센터에 위험을 알리게 된다. 허문범 항우연 위성항행항법팀장은 “차량에 부착된 센서로 이상 동작을 감지하면 사고 방지는 물론이고 발생한 사고도 즉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개인위치 추적 장치로 조난자-구조요원 안전 확보
건물이 무너지거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고 구조요원의 안전도 확보하는 ‘실내외 개인위치추적장치’가 필수다. 이 장치는 GPS와 별개로 가동된다. 위성을 이용하는 GPS는 실내나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는 전파의 송수신이 어려워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구조요원이 입는 방호복이나 장비에 부착된 이 장치는 요원의 위치를 관제센터나 구조작전 통제팀에 알린다. 이 신호를 받은 통제컴퓨터는 건물의 3차원(3D) 영상에 요원의 위치를 점으로 표시한다. 이 점이 움직이는 부분을 파악하면 이동이 불가능한 통로나 조난자 탐색이 안 된 지역을 쉽게 알 수 있다. 폭발이나 붕괴로 구조요원이 위험에 처했을 때도 위치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허 팀장은 “현재 상당부분 기술이 발전된 상태”라며 “6년 뒤에는 전체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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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